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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보건의료정책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를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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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기술평가연구의 우선순위 설정방안

발행일 2015.03.31
연구방법 4
연구책임자 박종연
조회수 3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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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론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환경을 고려하여 의료기술평가연구를 위한 우선순위 설정 전략과 방법, 방안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환경변화 추이를 인구구조, 의료산업, 의료보장제도와 국민의료비 추이, 의료기술평가제도 현황 등의 측면에서 고찰하고, 의료기술평가연구의 범주와 국내외 관련 연구 동향에 대한 분석 및 의료기술평가 유관기관들에서의 연구 우선순위 설정 전략과 방법을 검토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현실에 적절한 우선순위 설정 틀과 방법, 기준 등을 마련하고, 의료기술평가연구의 목적, 영역, 정책이슈 등에 따른 개괄적인 우선순위를 도출함으로써 의료기술평가연구 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전략적 틀(strategic framework) 및 의료기술평가연구의 중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의료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는 의료기술에 포함되는 일련의 영역에 대해 다양한 방법론을 이용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국가보건의료체계를 운영하는 다수의 국가에서 채택하여 시행 중에 있다.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인구구조의 변화, 의료기술의 발달 및 한정된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운영을 위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한 의료기술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기술평가연구(HTA research)’는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기기 등 개별 의료기술평가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의료기술평가의 체계적 발전을 위해 관련 제도 및 정책, 방법론 및 HTA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회문화적 요인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를 포함한다. 본 연구의 내용에는 크게 의료기술평가연구의 환경 분석, 국내외의 의료기술평가연구의 동향과 우선순위 설정방법 고찰, 그리고 우리나라 보건의료 환경을 고려한 전문가들의 연구 우선순위 설정 방향 조사를 포함하였다.


▢  의료기술평가의 환경 변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추이를 보면 노인인구 비율이 2008년 이미 10.3%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두 자리 숫자에 진입하여 2013년 현재 12.2%로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향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대여명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투병기간이 길고 완치가 쉽지 않은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에 이환되는 경우가 많아서 건강수명은 그만큼 연장되지 않고 있다. 만성질환을 보유한 노인인구의 의료이용이 다른 연령의 인구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높으며, 동반상병을 많을수록 의료이용 지속성은 더 높아지는 경향으로 인해 의료수요가 급증하고, 그에 따른 의료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의료기술평가는 제한된 의료자원, 특히 의료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매우 중요한 보건의료제도의 한 축으로 확립되었는데, 다른 한 편으로는 비용-효과적인 의료서비스의 제공에 대한 요구, 즉 효율적인 의료비 지출에 대한 국가적 요구도 증대시켜 왔다. 전국민을 포괄하는 단일보험자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체계 내에서 새로운 의료행위, 의약품 및 치료재료와 같은 신의료기술의 요양급여 대상여부를 결정할 때는, 비용-효과성이 주요한 기준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의료기술은 건강의 상태를 유지, 개선하고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며 재활을 돕는 모든 방법을 말하며, 약제, 도구, 진단 및 치료장비, 내과적 및 외과적 시술, 진단법 등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가정간호와 같은 시스템까지도 포함할 수 있고, 개별 기술별 생애주기에 따라 도입, 사용, 사후평가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과학기술의 메가트렌드에 따라 의료기술의 사회적 파급효과는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및 건강증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과 국가경제발전 등으로 점차 광범위해져 이를 위한 국가적 대응전략 마련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보건의료기술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여 21세기 국가산업 및 경제성상의 주도적인 부분으로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급속한 의료기술의 발전 추세와 의료기술을 매개로 한 보건의료와 산업 간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짐에 따라 보건의료의 역할이 국민건강 보호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발전 영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국민건강 보호와 산업발전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하는 중요한 보건의료체계 구성요소로서 의료기술평가 영역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의료기술 발전은 보건의료제도 운영에 있어 국민건강 보장과 의료재정 안정화를 위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국가보건의료체계 내에 새로운 의료기술 수용을 위한 정책결정에 필요한 정보제공을 위해 1970년대부터 보건의료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가 논의되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을 전후하여 대부분의 선진국으로 HTA가 확산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에 신의료기술평가사업단 TF 구성, 의료법개정(2006),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제정(2007) 등이 이루어졌고, 지난 2010년에는 보건의료 근거기반 연구기관으로서 설립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 신의료기술평가 업무가 이관되어 본격적인 의료기술평가제도가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 신의료기술로 인증받기 위해 신청된 HTA 건수는 2007년 55건에서 2013년 286건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2013년 말 현재 신청건수는 총 1,409건이고 그 중 653건의 평가가 완료되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2013년 말 현재까지 의과는 1,354건, 치과 21건, 한방 28건 그리고 기타 6건이 신청되었으며, 기술별로는 진단검사 593건, 처치 및 시술 502건, 유전자 검사 307건, 기타 7건이 신청되었다. 그리고 기관별로는 종합전문병원이 571건, 종합병원 130건, 병․의원 116건, 치과병의원 4건 한방병의원 13건 그리고 비의료기관에서 575건을 신청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새로 개발되어 임상현장에 도입되는 신의료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의료기술평가가 논의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미 사용되고 있는 의료기술을 더욱 적정하게 사용하기 위한 의료기술 재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기술평가 개념이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효율적인 보건의료체계 유지를 위해서 향후 의료기술 재평가 영역으로 확대될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  의료기술평가연구 동향

의료기술평가 연구의 국제적 동향 파악을 위해 국제의료기술평가학술대회 연례회의 발표 내용을 분석하였다. 분석자료는 HTAi 웹사이트(www.htai.org)를 통해 이 학회에서 다루어진 주제들을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HTAi 홈페이지와 연례회의 연제집을 통해 07~14년까지 발표주제의 제목목록을 만들었고, 7년간 연례회의의 워크숍(workshop), 총회(plenary session), 패널(panel session), 구연발표(oral session)에서 발표된 1,527개의 자료를 HTA 시스템, HTA 기반구축연구, 개별의료기술평가,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 분류 외로 구분하여 동향을 살펴보았다. 첫번째 항목인 ‘HTA 시스템’은 의료기술평가의 제도, 조직, 법, 관리체계 등을 포함하는 항목으로 사회적, 경제적, 윤리적 측면에서 의료기술평가의 역할, 개발도상국의 HTA 구축 및 능력배양 전략, 환자참여를 고려한 평가방안 등을 다룬다. ‘HTA 기반구축연구’는 의료기술평가를 위한 자료연계,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기술적인 연구방법을 주로 다룬다. 각국에서 시행한 의료기술평가 사례에 대한 발표는 개별의료기술평가로, 신개발의료기술의 수평적 탐색활동(horizon scanning) 및 유망의료기술 탐색을 위한 활동사례 등은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으로 분류하였다. 분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발표 슬라이드 및 초록집(abstract book)을 검토하였고, ‘분류 외’는 동일 건에 대하여 나머지 항목에 포함될 수 없는 경우였다. 

분류 결과, 2007년에는 HTA 기반구축 연구 및 개별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발표가 많았는데, 이는 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연구방법론, 자료의 연계 등에 대해 논의 발표하고 실제 평가를 실시한 경우를 공유하고자 하는 측면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은 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연구가 34.6%로 가장 많았고,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이 6.6%, 개별의료기술평가가 27.2%로 이전 연도에 비해 증가하였다. 2009년은 HTA 시스템과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각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HTA 시스템을 소개하고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을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신기술을 적시에 도입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활동에 관심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의료기술평가 가치의 극대화와 환자중심시스템을 주제로 한 2010년과 2012년은 HTA 시스템과 HTA 기반구축 연구가 다수였고, 의료기술평가의 지속성을 다룬 2011년은 개별의료기술의 평가가 31.9%로 가장 높았으나 신개발유망의료기술 탐색활동은 1.4%로 분석연도 중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에서 개최된 2013년 학술대회에서는 HTA 시스템, 개별의료기술평가, HTA 기반구축연구의 비중이 유사했다.  

한편 국내에서의 의료기술평가 연구 동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한국보건의료연구원(2009년-2013년)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08년-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2008년-2014년)에서 수행된 연구와 의료기술평가학회에서 2008년에서 2014년까지 학술대회에서 발표되거나 학회지에 게재된 연구논문 총 358건을 조사하였다. 이때,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제외한 3개 기관의 연구주제들은 기관의 홈페이지를 활용하여 수집하였으며, 공개된 연구만을 조사하였다. 연구주제의 분류는 HTA 시스템(제도, 조직, 법, 관리체계),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 개별의료기술평가, HTA 기반구축연구(방법론, 근거DB, 자료연계), 분류 외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기관별 의료기술평가 연구주제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개별의료기술에 대한 평가를 많이 수행하는 기관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었으며, 전체 연구의 43%가 해당되었다.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HTA 시스템과 관련된 연구를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었는데, 각각 75%, 73%가 이에 해당되었다. 또한, 두 기관에서는 HTA 기반구축연구를 8% 정도 수행하고 있었고 개발의료기술에 대한 평가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만 5% 정도 수행하고 있었다. 의료기술평가학회는 69%가 HTA 시스템과 관련된 연구들이었고 20%가 HTA 기반구축연구, 개별의료기술평가가 2% 수준을 점하였다. 신개발유망의료기술에 관한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만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HTA 시스템,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 개별의료기술평가, HTA 기반구축 연구로 구분이 되지 않는 분류 외 연구들을 제외하고 살펴보면, HTA 시스템 연구를 많이 수행하는 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82건, 90.11%), 건강보험심사평가원(53건, 84.13%), 의료기술평가학회(32건, 76.19%), 한국보건의료연구원(25건, 21.74%) 순이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HTA 기반구축연구와 개별의료기술에 대한 평가연구를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었는데, 각각 32건(27.83%), 56건(48.59%)이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도별 의료기술평가연구 주제 분포를 살펴보면, 점차적으로 전체 연구건수가 증가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며 2012년을 제외하고 개별의료기술평가 연구건수가 다른 분야의 연구건수보다 많은 분포를 보였다. HTA 기반구축 연구는 2012년에 HTA 시스템 연구는 2013년에 가장 많이 수행되었으며,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 연구는 설립초기 2009년과 최근 2013년에 각각 1건이 수행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도별 연구주제 분포를 살펴보면, 2014년에 16건으로 가장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었고 연구 주제는 대부분이 HTA 시스템 연구였으며 1건만이 HTA 기반구축 연구에 해당하였다. 2010년 연구주제의 분포는 2014년과 유사한 형태로 HTA 시스템연구와 HTA 기반구축연구가 주로 수행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주로 HTA 시스템연구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2009년에 34건으로 가장 많은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도별 HTA 기반구축 연구를 1건에서 4건 정도 수행하고 있었으나, 개별의료기술에 대한 평가연구는 수행하지 않고 있었다. 의료기술평가학회에서는 HTA 시스템연구가 많이 게재되고 있었다. 


▢  주요국의 의료기술평가연구 주제 선정 과정

미국 PCORI는 비교효과연구 우선순위를 평가하기 위하여 이해관계자의 참여 및 공적 의견수렴(public input)이 우선순위 선정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가를 검토하여 이를 포함하고 있는 기관들을 선별하였다. 선정된 기관들이 보건의료 연구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우선순위 기준을 범주화하고 공통 기준을 선별하여 핵심 기준을 도출하고, 우선순위 기준을 선정하였다. 이는 환자와 의료제공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종 항목들로 구성되었다.

캐나다의 의료기술평가 기관인 CADTH는 우선순위 설정을 위하여 Analytic Hierarchy Process(AHP)를 활용한다.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하여 다른 기관들의 우선순위 기준을 검토하여 11개 그룹으로 나누고, CADTH Advisory Committees에서 AHP 기법을 통하여 우선순위 설정 기준을 정하였다. 그 결과는 질병부담, 임상적 효과, 대체기술 가능성, 잠재적 임상효과, 경제효과, 재정영향, 최신 기술평가정보의 접근성 등 6개의 기준이 도출되었다. 

태국의 HiTAP은 적절한 건강중재(health intervention)와 기술을 책정하기 위한 반독립적인 비영리기구로, 주로 제약기술, 의학 장비·절차, 건강증진, 질병예방과 같은 기술을 평가한다. HiTAP는 우선순위 기준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 다수의 기준으로 상대적 중요성을 매기는 다기준의사결정(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 MCDA)를 방법론과 4단계에 걸쳐 진행하여 공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의 DIMDI(의료기록정보연구소)는 연구주제 우선순위 설정을 위해 일반대중 및 의료 분야 관계자 등 공적체계(public system)로부터 수요조사를 실시한다. 연구주제 후보들은 치료/재활, 진단, 검사/예방, 방법론으로 구분되어, 위원에게 웹 또는 자료로 제시된다. 연구실행 가능성 분석은 첫번째는 순위로 매겨지고, 위원이 주제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한다. 위원회 내에서 후보 연구주제 리스트를 준비하고, 델파이기법을 통해 연구주제 선정 합의를 도출한다. 최종 연구주제는 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하고, 공식적인 연구주제 승인은 DAHTA와 연방보건부 승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HTA기관인 SBU는 체계적 문헌고찰을 기본방법론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연구주제는 SBU 위원회에서 선정하며, 주제선정 기준은 건강과 삶의 영향, 보편적인 건강문제, 질병부담, 윤리적․사회적 중요성, 건강관리의 중요성, 논란 또는 이슈, 임상적 다양성의 측면 등이다. 채택된 연구주제는 연구주제의 시급성, 존재하는 근거의 양에 따라 연구의 결과의 형태가 달라진다. SBU는 다양한 의료기술평가 연구결과를 산출하기 위하여 연구주제 우선순위 설정은 물론 연구 아젠다를 도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외국의 주요 의료기술평가기관의 연구 우선순위 설정기준을 정리하여 종합하면, 의료기술평가 연구의 우선순위 설정은 한정된 재원으로 효율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국가별 의료제도와 기관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의 범위 및 설정 방법이 달랐다. 미국의 PCORI는 환자중심의 의료기술평가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관으로 우선순위 설정에 있어도 이해관계자와 대중의 참여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다. 문헌검토에서 대중이 참여하여 우선순위를 설정한 기관만을 선별하고, 그 기관의 우선순위 기준을 검토하였다. 이후 각 기관의 우선순위에서 공통기준을 선별하였고, PCORI의 연구목적에 맞는 우선순위를 설정하였다. 최종 선정된 PCORI의 연구 아젠다 우선순위는 보건의료분야에서 중요한 의제를 광범위하게 포괄하면서, 장기적으로 연구할 주요 의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우선순위 설정 결과도 대중의 승인을 받아 확정하였다. 캐다나의 CADTH와 태국의 HiTAP은 정량적인 데이터 확보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의사결정을 정량화한 과학적인 의사결정 기법을 활용하여 연구주제 선정의 평가 우선순위 기준을 만들었다. CADTH는 계층분석적 의사결정법을 활용하였고, HiTAP은 다기준의사결정을 활용하였다. 또한 독일의 DIMI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에서 제시된 연구주제들은 델파이기법을 활용하여 연구주제 선정에 합의를 도출하였다. 스웨덴의 SBU는 연구주제를 도출함에 있어 우선순위 설정 기준도 있었으나, 정부의 보건의료분야의 중요 아젠다에 우선순위를 두고 연속적인 연구과제를 도출하고 있었다. 이처럼 국외 의료기술평가기관은 연구주제 선정 이전에 우선순위를 위한 중요 아젠다를 결정하거나 과학적 기법으로 우선순위 지표를 선정하고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홈페이지 및 이메일을 통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형식으로 연구주제 제안을 받아 접수된 주제에 대해 중복성과 연구주제로서의 타당성 등의 검토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각 검토 단계별 검증기준 및 주제 선정을 위한 우선순위에 근거하여 최종 연구주제를 결정하고 있다.


▢  의료기술평가연구 우선순위에 대한 전문가 의견

우리나라 의료기술평가연구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해 의료기술평가 및 보건정책 전문가, 임상의, NECA연구진 등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AHP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를 선정하였다. 조사내용은 국내 의료기술평가의 연구 방향과 내용, 의료기술 전주기별 HTA 연구의 중요성 그리고 의료기술평가연구 주제 제안 및 활용 주체에 대해 그 중요도를 5점 척도를 활용하여 조사하였다. 또한 의료기술평가연구의 글로벌 트렌드 분석과 주요 HTA 제도 운영국가의 사례분석을 토대로 의료기술평가연구 주제 선정을 위한 우선순위 기준을 선정하기 위해 쌍대비교 형식으로 전문가 의견을 조사하였다.

우리나라 의료기술평가연구의 목적별 중요성을 조사한 결과 보건의료정책을 위한 과학적 근거생성이 평균 4.42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의료자원 활용의 효율성 제고, 정책 또는 제도 개선 등의 순으로 향후 HTA 연구의 방향성이 제시되었다. 전문분야별로는 HTA전문가, 임상의, NECA연구진은 근거생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으며, 보건정책전문가는 의료자원 활용의 효율성 제고, 국민의료비 안정화 또는 절감 등을 가장 중요한 HTA 연구 방향성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술평가의 내용에 관해서는 안전성 평가, 효과성 평가, 경제성 평가의 순으로 연구의 중요성이 제시되었다. HTA전문가와 임상의는 전체 의견과 동일한 결과를 보였지만 보건정책전문가는 의료기술의 경제성 평가를 가장 중요한 연구내용으로 제시하였다. 의료기술 전주기별 평가의 중요성을 묻는 조사결과 HTA전문가와 임상의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평가 연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보건정책전문가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의료기술이나 퇴출 대상 의료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재평가대상 의료기술에 대한 평가 연구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의료기술평가와 관련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주체들의 HTA 연구주제 제안 및 결과 활용에 있어서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연구주제 제안 주체로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대상은 보건의료전문가와 의료제공자, 결과 활용의 가장 우선적인 주체는 보건의료정책결정자와 의료제공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응답자의 전문분야별로 HTA전문가의 경우 연구주제 제안은 보건의료전문가, 결과 활용은 보건의료정책 결정자가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응답하였고, 보건정책 전문가는 보건의료전문가가 HTA 연구주제 제안과 관련성이 가장 높으며, 결과 활용에 있어서는 보건의료정책결정자, 의료제공자, 보건의료전문가의 순으로 관련성이 높다고 하였다. 임상의의 경우에는 의료제공자와 보건의료산업 종사자가 연구주제 제안과 관련성이 높으며, 결과 활용에 있어서는 의료제공자, 보건의료정책결정자, 보건산업종사자 등의 관련성이 높다고 응답하였다. 

의료기술 유형별로는 의료행위 연구가 다른 유형의 의료기술보다 중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보건정책전문가의 경우에는 의료행위의 가중치가 0.297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정책 및 제도 연구가 0.271이었다. 의료기술 적용 영역별로는 HTA전문가, 임상의, NECA연구진이 모두 치료영역의 의료기술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연구주제로 보고 있었는데, 보건정책 전문가는 예방, 진단, 치료, 재활 영역의 순으로 HTA 연구를 중요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사회 및 정책적 주요 이슈별로는 만성질환, 건강형평성, 의료비, 의료체계 개선, 감염성 질환, 고령화, 보건산업의 순이었다. 이를 다시 응답자의 전문분야별로는 나누어 보면, HTA전문가들은 건강형평성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가 부여하였으며, 보건정책전문가들은 의료비, 임상의, NECA연구진은 만성질환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고려하였다. 

의료기술평가연구 범주에 따른 상대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HTA 확산연구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다음으로 HTA 기반연구, HTA 시스템연구, 그리고 HTA 환경연구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전문분야별로 보면, HTA전문가와 NECA연구진은 HTA 확산연구에 대해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우선순위 부여를 통해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HTA 기반연구, HTA 시스템연구, HTA 환경연구의 순으로 동일하게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건정책전문가의 경우에는 HTA 시스템연구가 가장 중요한 의료기술평가 연구 범주라고 응답하였으며, 확산연구, 기반연구, 환경연구가 그 다음이었다. 임상의는 HTA연구 범주 중에서 HTA 기반연구를 가장 중요한 연구라고 하였으며, 다음으로 확산연구, 시스템 연구, 환경연구의 순으로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HTA연구 주제 도출 기준으로는 그 연구로 인한 사회적 영향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실행가능성, 적절성, 연관성의 순이었다. 전문분야별로 HTA전문가는 영향, 실행가능성, 연관성, 적절성, 보건정책전문가는 실행가능성, 영향, 적절성, 연관성의 순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었다. 임상의의 경우에는 영향이 가장 중요한 주제 도출 기준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적절성, 실행가능성, 연관성의 순이었다. NECA연구진들에게서는 영향, 실행가능성, 연관성, 적절성의 순으로 우선순위가 도출되었다.  


▢  종합 및 제언

급격하게 발전하는 의료기술의 상용화는 국민의 건강보호 및 제한된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선진산업국가들에서는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적 관리운영과 국민건강 향상을 위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의료기술평가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경제성을 중심으로 개별의료기술에 대한 평가를 제도화하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의료기술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의료기술로 임상에 적용되고, 더 우월한 기술에 의해 대체되거나 안전성, 효과성, 경제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퇴출되는 등의 전주기에 걸친 관리체계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의료기술평가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환경 변화 추이와 연구의 국제적 동향을 검토한 다음, 의료기술평가연구 우선순위와 관련된 전문가 의견을 알아 본 결과 우리나라 의료기술평가연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한 과학적 근거생성, 의료자원 활용의 효율성 제고, 정책 또는 제도 개선 등의 순으로 향후 HTA연구의 방향성이 제시되었다. 의료기술평가의 내용의 우선순위에 관해서는 안전성 평가, 효과성 평가, 경제성 평가의 순으로 연구의 중요성이 제시되었다. 의료기술 전주기별 평가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평가 연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의료기술평가와 관련하여 연구주제 제안 주체로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대상은 보건의료전문가와 의료제공자, 결과 활용의 가장 우선적인 주체는 보건의료정책결정자와 의료제공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의료기술 유형별로는 의약품 연구가 다른 유형의 의료기술보다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의료기술평가연구 범주에 따른 상대적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HTA 확산연구, HTA 기반연구, HTA 시스템연구, HTA 환경연구의 순으로 보고 있었다. HTA 연구주제를 도출하는 기준으로는 그 연구로 인한 사회적 영향이 가장 중요하고, 실행가능성, 적절성, 연관성의 순이었다. 

의료기술평가연구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인구구조의 변화, 질병구조의 변화, 의료보장제도 및 의료기술평가 관련 제도 및 정책 환경 등에 대한 고려를 비롯하여 이 분야의 국내외적인 연구 동향, 그리고 관련 분야의 사회적 이해관계자 집단의 의견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노령화와 만성질환의 급증은 치료 뿐만 아니라 건강증진 및 재활 영역의 기술평가 중요성을 증대시키고 있고, 의료보장제도 측면에서는 국민의료비 관리를 위한 효율적인 보건의료 제공체계의 확립을 위한 의료기술평가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또한 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의료서비스 제공자, 이용자, 제약 및 의료기기산업, 정책수립 및 집행 전문가 등의 의견들이 충분히 수렴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시범적으로 의료기술평가연구의 중장기적 방향성에 대한 개략적인 우선순위의 윤곽을 파악하고자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부분 의견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으로는 HTA전문가, 보건정책전문가, 임상의 등 전문분야별로 약간의 이견을 보이는 결과도 적지 않았다. 이는 아직까지 의료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운영 및 결과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의료기술평가연구 범주 중 확산연구의 우선순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광범위한 의료기술의 유형 및 적용 영역, 주요 정책이슈를 고려함과 동시에 다양한 의료기술평가 범주의 균형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료기술평가와 관련된 보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에 근거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기술평가연구와 관련된 대표성 있는 이해관계자 또는 이해관계 집단의 의견수렴을 통한 사회적 수용이 가능한 의료기술평가연구의 우선순위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의료기술평가제도의 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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